누끼가 필요한 순간은 생각보다 많다
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면 상품 사진 배경을 날리는 건 일상이다. 스마트스토어든 쿠팡이든, 흰 배경 위에 상품만 깔끔하게 올라간 이미지가 기본이니까. 직접 찍은 사진에서 배경을 빼야 하는 상황이 하루에도 몇 번씩 생긴다.
쇼핑몰만의 이야기는 아니다. 증명사진 배경을 파란색에서 흰색으로 바꾸고 싶을 때, SNS 프로필에 올릴 인물 사진에서 지저분한 뒤 배경을 없애고 싶을 때, 유튜브 썸네일에 인물만 딱 잘라서 넣고 싶을 때 — 사실 누끼가 필요한 장면은 의외로 넘친다.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면서 제품 이미지를 슬라이드에 합성한다거나, 블로그 포스트에 사용할 이미지를 다듬는 일도 흔하고.
문제는 이걸 어떻게 하느냐는 거다. 예전에는 포토샵을 켜서 펜 툴로 한 땀 한 땀 따는 게 유일한 방법이었다. 요즘은 AI 덕분에 사정이 많이 달라졌는데, 막상 찾아보면 무료로 쓸 만한 도구를 골라내기가 쉽지 않다.
누끼 따기가 어려운 이유
"그냥 배경 지우면 되는 거 아닌가?"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, 실제로 해보면 단순한 일이 아니다. 배경과 피사체의 경계를 정확히 구분해야 하니까.
머리카락이 대표적인 난관이다. 가느다란 머리카락 가닥 하나하나를 배경에서 분리하는 건 사람이 수작업으로 해도 꽤 걸리는 작업이다. 특히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이나 곱슬머리처럼 윤곽이 복잡한 경우는 더 그렇다. 포토샵의 "선택 및 마스크" 기능을 아무리 잘 써도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으려면 상당한 숙련도가 필요하다.
투명한 물체는 또 다른 골치거리다. 유리잔, 안경, 물방울 같은 건 뒤가 비치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물체이고 어디부터가 배경인지 경계가 모호하다. 그림자 처리도 신경 써야 한다. 어떤 사진에서는 그림자를 살려야 자연스럽고, 어떤 사진에서는 날려야 깔끔한데 이 판단이 쉽지 않은 편이다.
배경이 복잡하면 난이도가 한층 올라간다. 피사체와 비슷한 색상의 배경, 텍스처가 복잡한 벽돌벽이나 나뭇잎 사이에 서 있는 사람 같은 경우. 이런 상황에서 경계를 정확히 잡아내는 건 전문 디자이너도 시간을 꽤 들여야 하는 작업이다.
기존 유료 툴들의 한계
누끼를 따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. 다만 각각 단점이 있다.
Adobe Photoshop은 가장 강력한 도구지만 월 24,000원이 넘는 구독료를 내야 한다. 가끔 누끼 한두 번 따려는 사람한테는 과한 비용이다. 게다가 사용법 자체가 직관적이지 않아서, 처음 쓰는 사람은 메뉴 찾는 데만 한참 걸리기 마련이다.
remove.bg는 자동 누끼 서비스로 꽤 유명한데, 고해상도 다운로드는 유료다. 무료 버전은 해상도가 확 떨어져서 실무에 쓰기엔 부족한 경우가 많다. 한 장에 크레딧을 소모하는 구조라 수십 장을 처리해야 하면 비용이 꽤 나간다.
클립드롭(ClipDrop)도 비슷한 상황이다. 기본은 무료인 것처럼 보이지만, 실제로 좋은 품질로 받으려면 구독이 필요하다. 솔직히 무료 누끼 사이트라고 검색해서 들어가면 대부분 이런 식으로 결제를 유도하는 셈이다.
그리고 이런 서비스들의 공통적인 문제가 하나 더 있다. 이미지를 서버에 올려야 한다는 점이다. 내 얼굴이 나온 셀카, 아직 공개하지 않은 신제품 사진, 개인적인 이미지를 남의 서버에 보내야 한다는 게 꺼림칙할 수밖에 없다. 어디에 저장되는지, 얼마나 보관하는지 확인하기도 어렵고.
AI가 배경을 인식하는 원리
최근 누끼 자동화가 이렇게 잘 되는 건 딥러닝 기반의 이미지 세그멘테이션 기술 덕분이다. 어렵게 들릴 수 있는데 핵심은 간단하다. AI가 이미지 속 픽셀 하나하나를 보면서 "이건 사람이다", "이건 배경이다"를 구분하는 거다.
좀 더 구체적으로는 U-Net이나 DeepLab 같은 신경망 구조가 쓰인다. 수백만 장의 이미지로 학습된 모델이 피사체와 배경의 경계를 예측하는 방식인데, 각 픽셀에 "이 픽셀이 피사체일 확률"을 0에서 1 사이 값으로 매기는 것이다. 확실히 피사체인 부분은 1에 가깝고, 확실히 배경인 부분은 0에 가깝다. 머리카락처럼 애매한 영역은 0.5 부근의 값을 가지게 되고, 이걸 활용해서 반투명한 자연스러운 경계를 만들어낸다.
중요한 건 이런 AI 모델이 최근에는 브라우저에서도 돌아갈 만큼 가벼워졌다는 점이다. WebAssembly와 WebGL 기술을 이용하면 GPU 가속까지 활용할 수 있어서, 굳이 서버에 이미지를 보내지 않아도 사용자의 컴퓨터에서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됐다.
무료로 누끼 따는 법 — Pixkit
[Pixkit의 배경 제거 도구](/remove-bg)는 바로 이 원리를 활용한다. 브라우저에서 AI 모델을 직접 실행해서 배경을 제거하는 방식이다. 서버에 이미지를 전송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정보 걱정 없이 쓸 수 있고, 완전 무료다.
사용법은 이렇다. 먼저 Pixkit 배경 제거 페이지에 접속한다. 이미지를 드래그하거나 클릭해서 올리면 된다. 배경색을 고를 수 있는데, 투명 배경이 필요하면 "투명"을, 쇼핑몰용이라면 "흰색"을 선택하면 된다. 검정이나 커스텀 색상도 가능하다.
"배경 제거" 버튼을 누르면 AI가 작업을 시작한다. 처음 실행할 때는 AI 모델을 내려받아야 해서 약 30초 정도 걸리지만, 두 번째부터는 훨씬 빠르다. 진행률이 퍼센트로 표시되니까 기다리는 동안 답답하지는 않다.
처리가 끝나면 원본과 결과를 나란히 비교할 수 있다. 투명 배경은 체커보드 패턴으로 표시돼서 한눈에 확인이 된다. 결과가 마음에 들면 PNG 또는 JPG로 다운로드하면 끝이다.
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, 이미지가 어디에도 전송되지 않는다. 브라우저 안에서 모든 처리가 이루어진다. 민감한 사진이라도 걱정 없이 작업할 수 있다는 뜻이다.
수동으로 다듬는 법
AI가 아무리 좋아도 100% 완벽한 결과를 내놓지는 않는다. 특히 머리카락 끝부분이나 복잡한 경계에서 미세하게 배경이 남거나, 반대로 피사체 일부가 지워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.
Pixkit에는 이런 상황을 위한 수동 편집 기능이 있다. AI 처리가 끝난 뒤 "수동 편집" 버튼을 누르면 브러시 도구가 나타난다.
지우개 브러시는 남아 있는 배경 부분을 칠해서 지울 수 있다. 키보드에서 E 키를 누르면 바로 전환된다. 반대로, 실수로 지워진 피사체 부분을 되살리고 싶으면 복원 브러시를 쓰면 된다. R 키로 전환 가능하다. 대괄호 키로 브러시 크기를 조절할 수 있으니까 넓은 영역은 크게, 세밀한 부분은 작게 조절하면서 작업하는 게 좋다.
마우스 휠로 줌인해서 세밀한 부분을 확인하면서 다듬을 수 있다. 실수했으면 Ctrl+Z로 되돌리면 되고, 최대 20단계까지 히스토리가 저장된다. 다 끝났으면 "완료" 버튼을 누르면 수동 편집이 반영된 최종 이미지가 나온다.
누끼 딴 이미지 활용법
누끼를 딴 이미지는 활용 범위가 넓다.
투명 PNG로 저장하면 다른 이미지 위에 자유롭게 합성할 수 있다. 유튜브 썸네일에 인물을 올리거나,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제품을 배치하거나, 프레젠테이션에 사진을 깔끔하게 넣을 때 유용하다. Pixkit의 [이미지 합치기](/merge) 기능을 쓰면 여러 누끼 이미지를 하나로 조합하는 것도 가능하다.
쇼핑몰 상품사진은 흰 배경으로 설정해서 JPG로 저장하면 바로 등록할 수 있는 이미지가 된다. 깔끔한 상품 이미지가 구매 전환율을 20~30% 높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. 배경을 통일하는 것만으로도 매장이 전문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.
증명사진 배경 교체도 쉽다. 배경을 제거한 뒤 원하는 색상을 선택하고 JPG로 저장하면 된다. 사진관에 다시 가지 않아도 여권이나 비자 규격에 맞는 배경색으로 바꿀 수 있다. 만약 PNG를 JPG로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면 [형식 변환 도구](/convert)를 쓰면 된다.
결국 누끼 따기는 예전처럼 디자이너만 할 수 있는 전문 작업이 아닌 셈이다. AI가 대부분의 작업을 처리해주고, 부족한 부분만 직접 다듬으면 되니까. 복잡한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도, 구독료를 낼 필요도, 내 사진을 어딘가에 올릴 필요도 없다. 브라우저 하나면 충분하다.